담양 문화파인더
2000년 초 내가 처음 담양으로 이사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먼저 들어와 살고 있던 어느 화가와의 저녁 약속 자리였다. 작은 슈퍼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국수집이었고 천변 옆 평상에 앉아 먹는데 울컥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오르게 하는 천상의 맛이었다. * 본 게시물은 PC 환경에 최적…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산중에 새 삶의 터전을 마련한 동기는 그동안 밀린 집필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막상 이사하고 보니 두 내외가 사용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넓고, 빈 방이 많아서 그 활용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야 했다. 오래 전부터 마음에 두어온 정신건강 관련 치유센터 생각도 해보았지만 기본비용조차 감당할 …
말이 담양이지,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을 달린 담양의 끝자락. 그러다 만난 눈 앞의 호수, 바로 담양호다. 그 옆으로 '담양호 어탕국수'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흔하지 않은 메뉴라 호기심이 들어, 앉자마자 어탕국수를 주문한다.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다가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는데 식탁 위엔 다들 매운탕 그릇들 뿐이다.…
시인 블레이크 말이 아니더라도 한 그루의 나무가 어떤 사람에게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도록 감동을 주는 데에 반하여 다른 사람의 눈에는 공연히 쓸데없이 갈 길을 방해하는 하나의 푸른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익히 알다시피 예전 시골 마을에서 동구 밖의 오랜 느티나무는 대개 당산나무로 지정되어 * 본 게시물…
“산다는 건 생각나지 않는 게 늘어가는 걸지도 몰라.”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중에서 긴 터널을 빠져 나오면 슬금슬금 빛이 스며들 듯 내가 다녀온 담양을 떠올리려고 뒤돌아보았습니다. 마치 키보드를 꺼내기 전부터 화면 가득 글이 쏟아지는 기분이랄까요. 아무런 정보 없이 마주쳤던 오래된 …
도시 생활만 하던 내가 담양으로 이사 와서 배운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대나무 활용법일 것이다. 돼지고기를 생 대에 넣어 구운 대통구이와 죽순 요리 그리고 대 이파리를 할용한, 음식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방법 등 말이다. 항아리에 동치미를 담가 대 이파리를 위에 잔뜩 덮어두면, '고래기 (전라도 사투리. …
청년 농부. 그들은 어떻게 농부의 삶을 선택했을까.‘농부’라는 단어에 연상되는 이미지는 의례 밀짚모자 아래 까맣게 그을린 얼굴,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지만 그럼에도 수확의 기쁨으로 살짝 미소지으며 먼 산을 바라보는 어떤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청년 농부’는 왠지 힙하다. * 본 게시물은 PC 환…
"힙하다." 요즘 왠지 멋진 사람을 마주할 때, 느낌 좋은 공간에 들어설 때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힙함은 무슨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찰나의 감각적 느낌이기 때문일 것이다. 2026 담양문화예술포럼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 본 게시물은 PC 환경에 최…
귀촌 후 담양에서 세 번째 여름을 맞고 있다. 정년을 앞두고 번다한 도시보다는 시골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고향 쪽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내가 사는 마을은 큰 산 아래에 자리한 꽃바우다. 화암(花岩)이란 한자 이름보다 우리말 옛이름이 한결 정겨운 곳이다. 이곳에서 직장까지 출퇴근 시간은 * 본 …
이틀 동안 비가 내리고 나더니 마당이며 텃밭 곳곳에서 미친 듯이 죽순이 돋는다. "분죽이라 맛있재" 지나는 뒷집 할머니다. 우리 마을에 나는 대나무 종류가 분죽이고, 분죽 죽순이 맛이 최고라는 말이다. 대나무에 분가루가 덮인 것 같다하여 분죽이라고 한다는데 몇 개 꺾어 솥에 삶는다. * 본 게시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