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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선도하는 K-문화와 담양 청소년의 문화예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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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양 문화파인더

문학가 김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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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선도하는 K-문화와 담양 청소년의 문화예술 활동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K-문화의 열풍은 가히 놀랍다. 아시아 동쪽에 붙은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문화가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찍이 김구 선생님의 미래에는 문화강국이 선진국이 될 것이라는 눈 밝은 예지력이 있었고, 투자는 하되 간섭하지는 말라는 김대중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 철학이 있었고, 무엇보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역적이고 향토적인 것 또한 세계적인 DNA가 아닐까. 담양적인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선도해갈 담양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활동은 어떤지 들여다보았다.


[청소년 인문 프로그램] ‘책에서 꿈꾸다’를 함께 하는 솔가람고등학교의 교사를 만나, 학교의 현장과 지역의 청소년 문화예술활동의 현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담양은 예로부터 빼어난 자연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담양의 대표적인 자원인 대나무를 활용한 죽세공품과 문인들이 머물며 창작 활동했던 정자 문화의 전통은 담양만이 가진 특징이다. 부채, 대바구니, 채상 등의 죽세공품은 오랜 시간 담양 경제의 근간이 되어왔고, 정자 문화에서 비롯된 가사 문학은 선비정신과 함께 담양 인문학의 바탕을 이루었다.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등 수많은 정자는 단순히 쉬어가는 곳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학문을 논하고 시를 짓던 선비들의 사유공간이었다. 그곳에서 탄생한 가사 문학은 대표적인 인문학 유산이다. 이러한 역사적 유산은 면면히 이어져 담양의 정체성을 이루며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은 학교 내에서는 방과 후 동아리 형태로, 학교 밖에서는 주로 예술 현장이나 지역 기관과 연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아리 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담양 솔가람고등학교를 찾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솔가람고등학교는 민관협업형 공립대안학교로 “존재에 감사하라! 다르게 상상하라! 인류에 기여하라!”는 교훈 아래 “스스로 주인이 되는 사람,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 담대한 도전을 즐기는 사람,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 되기를 지향한다. 정기 수업이 끝난 이후에 모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기술적인 교육만을 습득하는 것보다,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예술적인 지점까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솔가람고등학교의 교육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하여 전시까지 전체 과정을 직접 해봄으로써 현장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하더라도 그것 또한 소중한 경험 교육인 것이다.

목공반 학생들은 나무를 고르고 다듬는 기술적인 것을 선생님께 배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예술적 상상력으로 작품을 만들어낼 때까지 주도적으로 활동한다. 디지털 크리에이터 동아리 반 학생들도 교과과정에서 기술적인 것을 배워 영상촬영, 편집, 드론 항공촬영 등 완성도 높은 영상작품을 제작한다. 이렇듯 끊임없이 예술적인 시도들을 해보면서 현장감을 익히고 더 나아가 자기 삶을 설계하는 작업으로 이어지는 활동이다. 이는 솔가람고등학교의 교육이념인 ‘생애 첫 창업’정신이다. 곧 인생에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방식, 삶의 방식에 대한 탐색이다. 실패도 해보고 실현도 해보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작업이다.


[청소년 인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솔가람고등학교와 함께 추진한 프로그램인 ‘책에서 꿈꾸다’를 통해 담양의 청소년을 만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이 학교 내에서만 머문다면 더 크고 넓은 세계로의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다행히 솔가람고등학교는 학교 내 활동과 더불어 외부기관이나 타 단체들과 연계하여 더 넓은 차원의 경험을 쌓고 있다. 담양에서는 담양군문화재단, 담양문화원, 담빛청소년문화의집 등 지역 기관들에서도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ㆍ운영하며 폭넓은 경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담양문화원에서는 몇 년 전, 시간에 쫓기는 청소년들을 위해 주말을 이용하여 담양 정자 문화 탐방과 지역의 죽세공품 명인들과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등을 탐방하며 담양의 역사와 문학을 체험하고, 역사적 인물들의 행적을 찾아보며, 담양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 연장선에서 여름 방학에 1박 2일로 청소년문화캠프를 열어 문학 강의를 열고, 담양의 숲과 계곡을 탐방하고, 백일장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정자 문화 탐방을 통해 알게 된 지역의 훌륭한 인물들과 그들이 남긴 시가를 들으며 느낀 점을 시나 산문으로 썼다. 이는 가사 문학을 재해석하는 새로운 도전으로 담양의 역사적 유산이 현대의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기도 하다.

담양군문화재단에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하는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청소년들이 진로와 가치관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인문 프로그램에 문화예술을 접목하여 ‘꿈을꾸물 진로·인문캠프’와 ‘음악으로 성장하는 청소년: 꿈과 미래의 조율’ 등 예술을 통한 자기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관내 초등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담양 해동문화예술촌에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과 진로를 탐색하고 가치관을 정립하며 공동체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문가 특강과 워크숍의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나는 나의 청소년소설 『꿈을 파는 달빛제과점』을 중심으로 “꿈을 찾아가는 자유와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캠프는 청소년들이 지역의 문화적 환경 속에서 인문학을 접하며 자신만의 꿈을 찾아 자기 삶의 방향에 질문을 던지는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였다.

또한 솔가람고등학교와 연계하여 <책에서 꿈꾸다> 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전문 강사가 학교로 찾아가 4차시로 진행되었다. 1차시에는 출판 관계자로부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편집자나 에디터 직업에 관해서, 2차시에는 전문 북 큐레이터 직업에 대해서, 3차시에는 현역 작가로의 삶에 대해서, 4차시에는 ‘책에서 꿈꾸다’에서 앞서 배운 직업군을 꿈꾸며 결과물을 제작했다. 편집자가 되어 어떤 책을 내고 싶은지 직접 출판기획서를 만들어보거나, 미래의 작가가 되어 창작 시놉시스를 작성해보았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인 배움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확장하여 진로와 연결해보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 외에도 담양군문화재단은 청소년과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담빛청소년문화의집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과 체험 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죽제품 공예, 가죽공방 등 담양의 특성을 살리는 다양한 체험과 축제 행사로 청소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또한 마카롱 만들기, 청소년 버스킹, 유기동물 봉사활동 등 청소년의 사회성 발달과 지역사회 참여 확대를 목표로 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이 꼭 진로와 연계된 인문학적 접근만이 아니라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도 의의를 두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의 기관이 정기적인 연계협의체가 구성되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 확대도 과제로 남는다. 담양의 문화유산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여 세계적인 문화로 나아가기 위해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이 더욱 확장되길 바란다.


글. 김미승 misuk0222@hanmail.net

시인, 동화, 청소년 소설 작가.
몽글몽글하고 풋풋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 늘 머리 한쪽에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산답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네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익어 가는 시간이 환하다』가 있고, 청소년 소설 『세상에 없는 아이』,
『저고리 시스터즈』, 『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꿈을 파는 달빛제과점』, 『담장을 넘은 소녀』가 있고,
동화 『잊혀진 신들을 찾아서 산해경』,『아깽이를 부탁해』, 『그 비밀 나한테 팔아!』,
『강주룡』, 『다랑쉬굴 아이』, 『고양이별에 간 코코》함께 쓴 『소곤소곤 설화모리』 등이 있습니다.

사진. 양희상(유토픽쳐스) 외


담양군문화재단 웹진 「담양 문화파인더」 | Vol. 03 | ​2025.11.6.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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