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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담양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br />문화예술포럼에서 찾은 담양다운 다음
  • 힙한 담양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문화예술포럼에서 찾은 담양다운 다음

    담양 문화파인더

박선주 | 담양군문화재단 문화정책팀 대리
  • #문화파인더노트
  • #담양문화예술포럼
  • #로컬리티
  • #라운드테이블

“힙하다.” 요즘 왠지 멋진 사람을 마주할 때, 느낌 좋은 공간에 들어설 때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힙함은 무슨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찰나의 감각적 느낌이기 때문일 것이다. 2026 담양문화예술포럼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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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다.

요즘 왠지 멋진 사람을 마주할 때, 느낌 좋은 공간에 들어설 때 자연스레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힙함은 무슨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 찰나의 감각적 느낌이기 때문일 것이다.
2026 담양문화예술포럼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힙함이란?
포럼 공간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에 다양한 답이 쏟아졌다. ‘나다움’, ‘개성’, ‘소신’, ‘취향’, ‘나만의 철학’, ‘선을 넘는 용기’,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 등 표현은 달랐지만 ‘힙함’은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태도에서 오는 특별함에 가까운 단어였다.
그렇다면 이 질문을 지역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어떤 곳은 오래 여운이 남고, 어떤 곳은 금세 잊힌다. 그 차이는 그곳에 쌓인 시간과 사람의 기억이 오늘의 감각과 맞닿는 지점에서 드러날 것이다. 사람에게 힙함이 나만의 삶의 태도에서 나온다면, 지역의 힙함은 지역의 고유한 가치와 빛깔에서 시작한다. 포럼의 주제인 「담양 로컬리티, 힙하게」 역시 담양의 고유함을 새로운 로컬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그것을 사람과 공간, 활동과 관계로 이어지는 실천으로 확장하기 위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기조발제. 이무용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담양이 문화로 나아갈 길

 기조발제를 맡은 이무용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담양이 이미 많은 사람이 찾는 지역이라는 점과 함께, 이제는 ‘얼마나 많이 오게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더 깊이 관계를 맺고 오래 머물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양은 전남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지로서 높은 인지도로 많은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방문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가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담양의 방문을 체류와 생활문화 경험, 주민의 실천, 지역 안에서 가치가 순환하는 구조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해답으로 제시한 것이 플레이스 브래케팅(Place Braketing)이다. 이 전략은 사람과 사람, 공간과 활동, 주민과 방문자가 관계를 맺으며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접근이다. 결국 담양의 과제는 대나무와 생태자원, 누정과 인문자원, 정원문화, 문화재생 거점 등 많은 자원과 명소적 가치를 바탕으로 경험의 축적과 연결을 만드는 것. 많은 이들의 방문을 체류로, 소비를 경험으로, 경험을 다시 지역의 문화생태계와 주민의 삶으로 연결 짓는 것이다. 즉, 지역의 경쟁력은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경험의 연속성과 축적 구조에서 나온다는 점이 기조발제의 핵심이었다.

세 지역의 사례가 보여준 공통점

 이어진 발표에서는 사람과 지역의 연결을 통해 다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온기가 되살아나는 공간으로 만들어낸 세 개 지역의 각기 다른 사례를 이야기했다. 군산의 영화타운과 부여의 자온길, 공주의 제민천이라는 서로 다른 지역과 콘텐츠, 각자의 시간과 과정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역을 바꾸는 힘은 거대한 시설이나 공공의 예산, 정책이 답일 수 없다. 이미 지역에 일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음식, 자연, 빈집, 골목, 햇빛, 사람들의 생활습관 같은 익숙한 자원을 어떻게 다시 바라보고, 어떻게 경험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사례발표. (왼쪽부터) ㈜지방 조권능 대표, ㈜세간 박경아 대표, ㈜퍼즐랩 권오상 대표

● ㈜지방 조권능 대표는
 지역의 변화는 새로운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는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다양한 경험으로 전환하고 설계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관광은 여행자가 지역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일이며, 이러한 경험의 피드백이 다시 새로운 로컬 크리에이터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의 오리지널리티를 담은 브랜드가 곧 경쟁력이 될 수 있으며, 문화예술가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청년, 창작자들이 함께 지역을 만들어가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군산에서는 일제강점기 양조산업의 역사에서 착안한 ‘흑화양조’를 시작으로 양조장, 체험, 숙박, 브랜드 공간을 연결한 ‘술익는마을’ 프로젝트 기획했다.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통해 술로 지역을 경험하는 콘텐츠로 확장했으며,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상상력과 다양한 경험의 연결이 로컬 콘텐츠타운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 ㈜세간 박경아 대표는
 부여 규암마을의 ‘자온길’ 사례를 통해 공예가 지역의 공간과 생활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인사동·삼청동 등에서 공예 상품을 유통하며 높은 임대료와 빠르게 사라지는 거리의 한계를 경험한 그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부여)를 다니던 시절, 민속조사를 하며 마을의 매력에 이끌렸던 기억을 따라 부여의 버려진 골목에 주목했다. 규암은 과거 포구였지만 기능을 잃으며 사람들이 떠난 마을이었고, 박 대표는 그곳의 오랜 시간 방치된 한옥과 상가를 매입·리노베이션을 하며 작가 공방, 숙박시설, F&B, 서점 등을 만들어갔다. ‘시골에 무슨 카페냐’, ‘시골에 무슨 서점이냐’는 반응 속에서도 작은 시도를 이어갔다. 그 결과 지금은 10개가 넘는 카페가 운영 중이며, 관광객과 거주 희망자가 찾아오고, 하나로마트와 도서관 건립까지 이어지는 변화가 생겼다. 박 대표는 50년, 100년 된 빈집을 골칫덩이로 여기고 흔적을 없애는 것보다는 지역의 문화자원으로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민간의 실험과 공공의 지원이 함께할 때 지역은 다시 ‘살고 싶은 마을’로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퍼즐랩 권오상 대표는
 지역의 매력은 대형 시설이나 유명 콘텐츠보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과 그것을 운영하는 구조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양을 보며 햇볕의 온도, 빛의 질감,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느껴지는 높이와 사색의 감각처럼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공주 제민천에서는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처럼 보고, 숙박·카페·안내·행사장·공유공간 등 방문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골목 안에 분산 배치하며 ‘마을스테이’를 운영해왔다. 누구나 만족시키려 하기보다 특정 취향의 방문객에게 깊은 만족을 주는 방식, 지역의 상점과 생활문화까지 하나의 동네 경험으로 엮는 방식이 핵심이었다. 그는 지역재생이 외부 예산이나 하드웨어 중심으로만 추진될 때 오히려 현장의 절실함과 운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주민과 상인이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실험을 반복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발표가 담양에 던진 질문은 분명했다. 담양이 이미 가지고 있는 충만한 것을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과 정원, 대나무, 음식, 골목, 문화공간, 사람의 이야기를 서로 엮어 지속 가능한 관계와 운영 구조로 만들어가는 것이 담양의 다음 단계 과제인 것이다.

대숲에서 이야기하듯, 라운드테이블

포럼에서 라운드테이블까지?
참여자들에게 강연과 토론에 이어 질의응답의 짧은 대화보다는, 실제 지역에서 문화창업ㆍ기획ㆍ네트워크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과의 직접적인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한마디의 질문과 답변이라도 팔길이에서 교감하는 대화이길,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에 작은 물꼬라도 트일 수 있는 시간이길 바랬다. 포럼에서 라운드테이블, 첫 시도였다.
그렇게 네 개의 테이블마다 강연자와 참여자 대여섯이 둘러앉아 의견을 나누었다.


“요즘의 움직임은 관 주도로 조성한 하드웨어보다 마을 자체에서 내뿜는 매력적인 콘텐츠,
이것이 지금의 젊은 층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가치 소비가 일어난다고 보는데,
아직 담양에서는 그런 움직임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죽녹원, 관방제림, 소쇄원. 너무 좋은 자원이지만, 지역의 골목과 문화예술인, 새로운 콘텐츠로 즐길거리를 만들어야한다고 봐요.
누군가 담양의 어느 지점에서 종일 머물게 되는 매력적인 공간.
그 역할을 개인보다는 문화재단에서, 민간과 공공의 협업으로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각 지역의 성공사례를 모델링한다기보다는 지역의 개별성, 고유성 즉
오리지널리티를 존중하고 잘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지역에서 어떤 대규모의 행사를 했다, 또는 어떤 기획을 했다’ 이런 사실보다는
그 장소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즐겼던 기억, 지역의 스토리텔링이 강한 인상으로 남았을 때 그 다음 단계가 가능해진다고 봅니다”

“‘우리꺼야’, ‘뺏기고 싶지 않아’, ‘외부에 맡기면 안 돼’ 이런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요”

“청년지원정책도 지역민 대상이거나 지역으로 전입신고를 해야만하는 단서조항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담양처럼 작은 지역의 경우, 새로운 시도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해
지역인ㆍ외부인 이런 이분법적 시각보다는 우리의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서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함께하는 존재로 인정을 해야 하는 거죠”

4개의 테이블과 4개의 질문으로 운영된 라운드테이블, 생각보다 뜨거웠고, 주어진 시간은 부족했다.


 모든 테이블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핵심은 담양이 가진 충분한 자원을 연결하고 드러내는 시도와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담양에 예술인, 공예인, 농업인, 청년, 문화활동가 등 다양한 주체가 존재하지만, 각자 흩어져 있는 이들을 이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미비하다고 보았다.

테이블1(이무용 교수)에서는 사람, 공간,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네트워커의 필요성이 논의되었고,
테이블2(조권능 대표)에서는 지역의 발견이 기술 축적과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테이블3(박경아 대표)에서는 오픈 스튜디오, 장인 스토리텔링 등 빈 곳을 생기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아이디어가 나왔으며,
테이블4(권오상 대표)에서는 지역활성화를 위해 외부 팀의 유입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지역의 맥락과 고유성을 이해하지 못한 단기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힙한 담양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세 시간 남짓 이어진 포럼은 ‘힙한 담양’에 대해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남겼다.
무엇을 연결할 것인가.
어떻게 시도할 것인가.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의 대화와 연결, 그리고 작은 실험으로 이어질 때 담양의 로컬리티는 비로소 ‘힙하다’는 말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글. 박선주 sj-6470@damyangcf.or.kr

담양군문화재단 문화정책팀 대리. 일상의 쉼표마다 담양을 찾으며 이 곳을 두 번째 고향으로 삼았다.
지역에 애정이 깃든 만큼 세상의 다채로운 이야기에도 호기심을 가지고 귀 기울인다.
정답없는 문화예술 현장에서 길을 헤맬 때도 많지만, ‘헤맨 만큼 내 땅’이라는 말처럼 지도를 그려가고 있다.
차곡차곡 쌓이는 문화의 힘을 믿으며 그려가는 지도 위에서 꼭 필요한 연결을 잇고자 한다.

사진. 유토픽쳐스
담양군문화재단 웹진 「담양 문화파인더」 | Vol. 012 | ​2026. 7. 7.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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